교회이전 감사예배를 드리며 | 정명훈 | 2025-08-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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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저희 교회를 여기까지 인도하시고 이전 감사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하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교회의 역사는 곧 하나님의 손길의 역사입니다. 건물 하나, 예배당 하나 옮기는 일처럼 보일지라도, 그 안에는 수많은 기도, 눈물, 헌신, 그리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녹아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저희는 호주 Applecross St. Stephens' Uniting 교회를 빌려 예배드리며 신앙생활을 이어왔습니다. 그 공간에서 우리는 수많은 주일예배를 드렸고, 성찬을 나누었으며, 성도들의 웃음소리가 교회당을 가득 메웠습니다. 제한된 공간이었지만, 그 안은 늘 하나님의 임재로 충만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은 광야와 같은 때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여유롭지 않았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더 깊이 체험하는 시간으로, 바울이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하신 주님의 음성을 들었듯, 우리도 부족한 가운데서 더 큰 은혜를 누렸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그동안 함께 걸어온 성도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예배를 준비하고, 의자를 나르고, 주방 봉사로 식사를 준비하며, 서로의 짐을 나누어 준 모든 손길들이 바로 하나님의 도구였습니다. 또한, 우리의 이전 예배처소를 기꺼이 내어 주셨던 호주 St. Stephens' Uniting 교회와 그 성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른 민족,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교회였지만, 주 안에서 하나였음을 우리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환대와 사랑은 저희 교회의 신앙을 더욱 넓고 깊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기도로, 물질로, 조언으로 우리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결국 교회는 혼자 서 있는 존재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 된 공동체 속에서 함께 세워져 간다는 사실을 새삼 느낍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예배당에서 감사예배를 드리며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새로운 장소는 단순한 건물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복음이 울려 퍼질 거룩한 터전이며, 다음 세대를 세우는 신앙의 집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갔을 때,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이 돌들이 이스라엘 자손에게 영원한 기념이 되리라”(수 4:7)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에게도 이 예배당은 ‘은혜의 돌’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이곳에서 드려지는 예배와 기도, 전도와 봉사, 교육과 선교의 사역이 하나님 나라 확장의 통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새 예배 처소에서의 첫 예배를 드리며, 우리는 다시금 사명 앞에 서야 합니다. 건물과 환경이 좋아진다고 해서 교회가 저절로 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마음이 나태해지고, 초심을 잃어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더 깊이 기도하고, 더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하며, 더 겸손히 섬기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성경 속 성전 이전의 순간마다 하나님은 한 가지를 강조하셨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임재’입니다. 다윗은 성전을 짓고자 했으나 하나님은 그 마음만 받으셨고, 솔로몬이 성전을 봉헌할 때에도 “하나님이 참으로 땅에 거하시리이까?”(왕상 8:27)라며 하나님의 임재 없이는 아무 소용이 없음을 고백했습니다. 우리의 교회 이전도 마찬가지입니다. 건물 이전이 곧 부흥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임재와 은혜가 함께할 때, 그곳이 진정한 성전이 됩니다. 또한 느헤미야는 무너진 성벽을 재건하면서, 백성들이 말씀을 듣고 회개하며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했습니다. 건물은 외형적인 것이지만, 그 속에 담길 우리의 영적 상태가 더 중요합니다. 이번 교회 이전이 단순히 공간의 변화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믿음이 새로워지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회이전 감사예배를 드리며, 우리는 몇 가지 결단을 새롭게 합니다. 예배의 본질을 붙듭시다. 어떤 환경에서도 하나님만을 예배하는 공동체가 됩시다. 복음 전파에 힘씁시다. 이 지역에 복음을 심고, 다음 세대를 복음으로 양육하는 일에 전심전력합시다. 서로 사랑으로 섬깁시다. 교회는 사랑으로 세워집니다. 말과 행동 속에 예수님의 향기가 묻어나는 교회가 되도록 합시다. 기도를 멈추지 맙시다. 모든 사역과 계획은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마무리합시다. 오늘 이 감사예배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인도하셨다면, 앞으로도 인도하실 줄 믿습니다. 다만 우리는 그 은혜를 잊지 않고, 늘 겸손히, 감사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시편 107:1) 이 말씀이 우리 교회의 고백이 되기를 원합니다. 새로운 예배 처소에서의 모든 날이 감사로 시작되고, 감사로 끝나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성도에게는 기쁨을, 세상에는 복음을 전하는 교회가 되길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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