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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운 때에는 생각하여라! | 정명훈 | 2024-10-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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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주 화요일에 담낭을 제거하면서 몸안에 끼워넣었던 스텐트를 제거하는 시술을 받았습니다. 제가 그동안 병원 치료를 받았던 일련의 과정의 마지막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시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그때 퇴원하는 저의 마음은, 이제는 병원신세(?)를 질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이제는 끝났어'라는 생각에 속마음으로는 기쁨의 탄성을 올렸을 정도로 감격적인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온 후 늦은 밤부터 온몸이 춥고 아파오기 시작하면서, 이러다 다시 병원신세를 질 것 같은 위기감이 몰려왔습니다. 아마도 마취의 휴유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보지만, 다행히도 3일정도 아픈후 이제는 정상적으로 회복되었습니다. 우리 성도님들의 중보기도 덕분에 빨리 회복된 것이기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시다시피 저에게는 2024년은 몸이 아파 수술하고, 사랑하는 아버님께서 하나님 품에 안김으로 더 이상 이 세상에서 볼 수 없는 큰 아픔을 경험했기에 저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든 해가 아닌가 생각이 되어집니다. 이 말은 역으로 그동안 즐겁고 기뻤던 일들이 참으로 많았다는 사실이기에 이 또한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이 기간동안 깊이 묵상하게 만든 성경 구절이 있습니다. 전도서 기자의 “좋은 때에는 기뻐하고, 어려운 때에는 생각하여라. 하나님은 좋은 때도 있게 하시고, 나쁜 때도 있게 하신다. 그러기에 사람은 제 앞일을 알지 못한다.”(전 7:14)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최고의 부귀영화를 누렸던 솔로몬왕이 말년에 인생을 돌아보면서 주신 지혜의 말씀입니다. 어찌보면 매우 상식적이고도 평범한 말씀인데, 실질적으로 우리는 이런 삶을 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좋은 때가 주어져도 좋은 때인줄도 모르고 지날 때가 많습니다. 항상 주어진 것보다 더한 것을 원하고 있는 자리에 있다보니 현재의 좋은 때를 있는 그대로 즐기고 기뻐하지도, 그렇게 할 여유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렵고 힘든 때를 만났을 때에는 그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내 안에서 찾기에 급급했고, 그 방법도 세상의 것을 의지하려는 노력과 수고를 쏟아부음으로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어 기진맥진하여 답을 찾지 못한채 불평과 절망으로 가득찬 모습으로 전락되기 일쑤였습니다. 그렇다면 무엇때문에 이런 모습으로 살 수밖에 없었을까요? 바로 이 구절의 마지막 부분 '사람은 제 앞일을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기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인간은 아무리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다고 해도 자기가 가진 것으로 닥쳐올 내일 일도 장담하지 못하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인간들은 내가 가진 것으로 미래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골몰하며 살아가다보니 현재의 좋은 일들을 즐기고 기뻐하지 못하고, 어려운 일들 앞에 막힌 고난의 담을 넘어보고자 몸부림치다 시간을 다 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내일 일을 걱정하지 말아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맡아서 할 것이다.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에 겪는 것으로 족하다.”(마 6:34)고 말씀하신 것이 바로 우리 인간의 연약함과 한계를 명확하게 지적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주님께서 앞선 33절에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여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여 주실 것이다.”라는 연약과 한계의 존재인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를 명확하게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최근의 어려운 시간을 보내면서 더욱 분명하게 깨달은 것은 힘을 빼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 전개될 때마다 내가 뭔가 풀 수 있을 것이라는 어쭙잖은 자만과 교만으로 버텄던 그 힘을 빼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때에는 생각하여라”고 했듯이 하나님께 힘을 빼고 나의 지금까지의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어 고백하며 회개의 시간을 가지게 되면, 문제를 푸는 답은 하나님께서 주심을 믿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목사이면서도, 무슨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들이 내가 먼저 푼 해답을 들고 하나님께 나아가 승인받기를 강요하듯 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결단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무슨 일이든지 내가 생각하기 이전에 하나님 앞에 먼저 내려놓고, 하나님의 음성 듣기에 힘써야겠다”. 그동안 제가 무리하게 힘을 주고 발버둥치는 목회를 함으로 인하여 많이 힘들어 했을 우리 기쁨이 넘치는 공동체 지체들에게 정말 죄송한 마음을 전하면서 도전하고싶은 생각은 자신의 힘을 빼고 하나님께 온전히 나아가는 시간들을 가지자는 것입니다. 지체들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10분이 되든, 30분이 되든, 1시간이 되든 하나님과 나 자신만의 영적 채널을 구축해 나갈 수 있다면 우리가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했던 영적인 풍성함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은혜가 우리 모든 지체에게 있기를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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