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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시간, 수술 그리고 회복... 정명훈 2024-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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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과 8월은 내가 살아온 57년의 인생 가운데 가장 힘든 시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하나님의 은혜로 큰 병치레없이 대체적으로 건강하게 살게 하시고 목회를 이어가다보니 너무 긴장감이 없다고 판단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강한 임팩트를 통한 내 인생 뿐만아니라 내 목회의 여정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기 위한 전환점을 준비하신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습니다. 제 몸에 이상이 있다는 징조는 십몇년 전에 시드니에서 사역할 때 수요예배 설교후 내려오자 마자 처음 경험한 위경련이 출발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잠잠했던 상황이 퍼스로 단독목회를 시작한 후 잊을만하면 한번씩 위경련을 경험하다가 작년에 처음으로 위경련때문에 응급실로 가게 된 것이 본격적인 서막의 문이 열린 순간이었습니다. 처음 경험하는 응급실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나에게 진통제로 각종 검사를 통해 체크를 한 후 어느 정도 진정이 되어져 새벽에 들어왔던 나는 오후나 되어 퇴원하게 되었는데, 그때 들었던 생각은 더 이상은 병원에 신세를 지는 경우는 없어야 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항상 그렇듯이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듯이 결심의 흔적은 곧 사라지고 항상 정신없이 바쁘게 그리고 절제함 없는 생활은 반복되었고, 결국 이번과 같은 사달이 나고 말았습니다.

2024년 7월 22일과 30일 두 번에 걸쳐 응급실로 실려갔는데, 특히 30일에는 진통이 12시간 동안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진행되어져 그 어떤 진통제도 효과가 없는 상황이어서 응급실 의료진도 다소 당황한 눈빛이 역력해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이 가진 열악한 환경들로 인해 이러한 진통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X-Ray와 CT를 찍었음에도 별 이상이 없다고만 말하고, 마지막으로 소장쪽에 가스가 차 있는 것 같으니까 가스를 빼는 시술을 하고 나서야 계속되었던 진통은 좀 진정이 되어졌지만, 그 진통이 오른쪽 부분으로 옮겨졌는데도 더 이상의 조치없이 퇴원조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당장의 응급한 문제는 해결되었다고는 하나, 마음 한 켠의 불안함은 계속 저를 짓눌러 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중에 한국에 출타했던 저의 주치의가 돌아와 8월 5일에 만나 저의 그동안의 진료 상황을 체크하고 일단 추가적인 처방을 하고 마지막으로 피검사를 하고 살펴보기로 했는데, 헤어진지 3시간만에 긴급하게 연락이 와서 췌장염이 의심되니 큰 병원 응급실로 당장가라고 하여 주치의의 레퍼럴을 가지고 Fiona Stanley Hospital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응급실 의사의 견해는 담낭쪽에 문제가 있는 것 같으니까 초음파를 찍자고 하여 초음파를 찍고 결국 수술을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담낭쪽에 염증이 엄청 크게 생겼고, 또한 다른 장기에도 염증이 흩어져 괴사 상태에 이를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고, 그동안 이 고통을 어떻게 참았느냐고 반문할 정도로 예사로 넘길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담낭 제거 수술을 하게 되었지만, 염증이 너무 심해서 완전히 제거하지 못해서 담즙이 담도로 흐르도록 스텐트를 삽입하고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부분으로 빠져 나오는 담즙은 호스를 삽입해서 배에 구멍을 내어서 밖으로 내는 수술을 했던 것입니다.

관건은 호스를 통해 나오는 담즙량이 30mg이하로 떨어지면서 말라서 나오지 않는 상황이 되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수술후 일주일을 입원하면서 항생제 투입 및 각종 약 복용과 거의 매일 이루어지는 피검사 등 세심한 치료와 돌봄을 통해 8월 13일 밤에 퇴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담즙량이 원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배에 호스에 연결된 주머니를 달고 퇴원했지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들과 간호사님들의 아낌없는 보살핌에 매순간 감사가 흘러넘쳤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먹는 것이 너무 나의 식습관과 다르다보니, 솔직한 심정으로 식사시간이 두려울 정도였습니다. 결국 제가 입원 전 고통의 시간을 보냈던 그 시점부터 퇴원했을 때까지 3주간 체중이 10kg가 빠질 정도로 음식을 앞에두고도  먹지 못하는 상황이 얼마나 힘든지 뼈져리게 느꼈고, 맛있게 식사 한끼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이며 축복인지를 병상중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퇴원후 집으로 돌아와서는 실버체인을 통해 매일 간호사가 집을 방문해서 저의 수술 부위를 소독과 드레싱을 하고 호스에 연결된 주머니를 교체하고 상태를 점검하는 일이 이어졌고, 결국 퇴원 후 8일째 되던 8월 21일에 병원으로 가서 수술 집도의를 통해 담즙이 많이 줄어서 호스를 제거해도 되겠다는 판단하에 제거하게 되었습니다. 앓던 이를 빼듯이 얼마나 시원하고 기분이 좋았는지 모릅니다. 물론 호스를 통해 나오던 담즙이 많이 줄었다는 것이지 다 마른 상태는 아니기에 항상 주의를 요망한 상태로 혹시 모를 비상사태(염증의 발생으로 인한 발열)가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제 앞으로 진행될 상황은 간으로 부터 나오는 담즙의 방향이 제거된 담낭의 남은 부분으로 흐르지 않도록 끼워놓았던 스텐트를 통해 정상적으로 담도로 잘 흘러 내리게 한 후 8-10주 후에 끼워놓은 스탠트를 제거하면 모든 과정이 마무리가 되는 것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모든 일정이 아무런 이상과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고 수술 목적대로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며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떨어진 체력과 기력을 회복하는 일이 저에게 주어진 숙제이기도 합니다. 이 숙제 잘 해서 한달간 예배의 자리에 나올 수 없었던 제가 여러분과 더불어 기쁨과 감격의 예배를 곧 드릴 수 있도록 계속 중보해 주시기를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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