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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창조와 섭리로 역사하신다. 정명훈 2025-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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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합니다. 해가 뜨고 지며, 계절이 바뀌고, 한 사람의 인생에도 수많은 사건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신앙의 눈으로 보면, 이 모든 일은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소요리문답 제8문은 이렇게 가르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작정을 창조와 섭리의 행하심으로 이루십니다.” 하나님은 단지 세상을 “만드신 분”으로 멀리 계신 존재가 아닙니다. 만드신 후에도 그분의 뜻대로 지금도 세상을 다스리고 계신 분이십니다. 하나님의 작정은 “뜻”이요, “의도된 목적”이며, 섭리는 그 뜻을 “실현하는 방법”입니다. 우리가 보는 자연의 질서, 역사 속의 사건들, 심지어 개인의 삶에 일어나는 작은 일조차도 모두 하나님의 손길 안에 있습니다. 성도는 이 믿음 위에서 세상을 바라봐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운이 좋았다”, “타이밍이 맞았다”고 말하지만, 성도는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섭리 신앙입니다.

소요리문답 제9문은 하나님의 창조의 행하심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창조의 행하심은 하나님께서 그의 말씀의 능력으로 무(無)에서 엿새 동안 모든 것을 만드시고, 모두 심히 좋게 하신 것입니다.” 창조는 인간의 능력이나 상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절대적인 하나님의 주권적 행위입니다. “무(無)”에서 “있게” 하셨다는 말은, 하나님이 피조물과 전혀 다른 존재이심을 보여줍니다. 인간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조합하거나 변형할 수는 있지만, 무에서 유를 만드는 능력은 없습니다. 이것이 창조주 하나님만의 권세입니다. 하나님은 단지 우주를 물리적으로 만든 것뿐 아니라, 질서와 선함으로 채우셨습니다.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은 매 창조의 날마다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선언하시고, 마지막에는 “심히 좋았더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은 하나님이 만드신 세계가 단지 존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의 뜻에 맞게 아름답고 조화롭게 세워졌다는 선언입니다.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죄로 인해 훼손되고 어그러졌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창조의 흔적은 남아 있습니다. 하늘의 별, 바다의 파도, 생명의 신비는 모두 창조주의 위대함을 노래합니다. 시편 19편의 시인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

창조는 과거의 사건이지만, 섭리는 현재진행형의 역사입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만드신 후 손을 떼지 않으시고, 지금도 그분의 뜻대로 모든 것을 주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 5:17) 하나님의 섭리는 단지 우주의 움직임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성도의 삶 속에서도 하나님은 일하십니다. 때로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선한 뜻을 이루고 계십니다. 요셉의 인생이 그 예입니다. 형들의 시기와 배신, 억울한 누명과 감옥살이 — 그 모든 일들이 얽혀 있었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통해 이스라엘의 생명을 구원하는 선한 뜻을 이루셨습니다. 요셉은 인생의 마지막에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셨나이다.”(창 50:20) 우리의 인생에도 이 고백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이해되지 않아도, 하나님의 섭리는 결코 중단되지 않습니다. 믿음의 사람은 “왜”보다 “누가”를 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가?”보다 “이 일 속에서도 일하시는 하나님은 누구신가?”를 묵상할 때, 신앙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시고 섭리하신다는 사실은 단순한 교리가 아니라, 감사의 신앙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연의 신이 아니라, 지금도 나를 향한 뜻을 가지고 역사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창조의 하나님, 섭리의 하나님을 아는 사람은 감사로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감사는 단지 ‘좋은 일이 있을 때’ 하는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아는 믿음의 결과입니다. 하나님이 창조주이시며, 지금도 내 삶을 주관하신다는 확신이 있을 때, 감사는 환경을 초월합니다. 하나님은 세상의 주인이십니다. 그분은 창조로 시작하셨고, 섭리로 완성해 가십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세상의 불확실함 속에서도 확신 가운데 살 수 있습니다. 창조주께 감사하고, 섭리자께 순종하며, 작정을 이루시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는 것. 이것이 바로 복음적 신앙의 본질이며, 소요리문답이 가르치는 살아 있는 신앙임을 잊지 마시기를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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