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에서도 일하시는 하나님 | 정명훈 | 2025-06-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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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에는 예기치 않은 광야의 길이 펼쳐질 때가 있습니다. 뜻밖의 병, 경제적 어려움, 관계의 단절, 교회의 아픔 등은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건넌 후 마라의 쓴 물 앞에 서 있는 것처럼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고 때로는 낙심하게도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광야도 하나님의 손 안에 있고, 그 안에서도 하나님은 일하시며 우리를 다듬고 인도하신다는 진리를 가르쳐 줍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큰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홍해가 갈라졌고, 애굽 군대가 수장되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감격의 순간이 끝나고 곧바로 그들은 마라의 쓴 물을 마주하게 됩니다. 마시는 물이 없어 고통스러운 그 상황 속에서 백성들은 모세를 원망합니다. 우리 역시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경험한 후에도 곧 현실의 쓴물 앞에 서게 됩니다. 그 순간 우리는 쉽게 시험에 들고, 과거를 그리워하며 불평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쓴 물 가운데서도 당신의 뜻을 이루십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한 나무를 가리키십니다. 모세가 그 나무를 물에 던지자 물이 달아졌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진리를 깨닫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순종할 때, 쓴 현실도 변화된다는 것입니다. 이 나무는 장차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실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 인생의 모든 쓴물, 고통, 죄, 상처를 달게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하나님은 마라 이후, 백성들을 엘림으로 인도하십니다. 그곳에는 열둘의 샘과 칠십 그루의 종려나무가 있었습니다. 마라의 고통이 끝나고 나면, 하나님은 반드시 위로와 회복의 장소로 인도하십니다. 광야는 끝이 아닙니다. 지나가는 길일 뿐입니다. 오늘 우리의 삶이 마라와 같을지라도, 하나님은 우리를 엘림으로 이끄시고자 준비하고 계십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광야에서 하나님을 붙잡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불평이 아니라 기도, 원망이 아니라 믿음으로 반응할 때 우리는 마라에서 하나님의 기적을 경험하게 됩니다. 광야는 훈련의 장소입니다. 하나님은 마라에서 이스라엘에게 “내 말을 청종하고, 내 계명과 율례를 지키면 애굽의 질병을 내리지 않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단순한 조건이 아닙니다.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 말씀에 대한 순종, 거룩한 삶에 대한 요청입니다. 우리 삶의 광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기회가 됩니다. 우리는 바쁠 때보다 고난의 때, 외로운 순간에 하나님의 음성을 더 선명하게 듣습니다. 고통의 자리에서 우리는 말씀을 더 깊이 묵상하고, 기도에 더 매달리게 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우리의 광야를 낭비하지 않으십니다. 그 안에서 우리를 성숙하게 하시고, 정결하게 하시며, 쓰임 받을 그릇으로 다듬어 가십니다. 오늘 우리 교회도 때때로 광야 같은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예배처소의 어려움, 다음 세대의 고민, 새로운 도전들 속에서 우리는 불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은 살아 계시며 우리를 인도하십니다. 광야의 여정은 혼자 걸어가는 길이 아닙니다. 공동체가 함께 걷는 길입니다. 누군가는 넘어지고, 누군가는 지쳐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서로 붙들어 주고, 함께 기도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야 합니다. 우리가 함께 겪는 고난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마라의 쓴물도, 엘림의 샘물도, 모두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습니다. 이 여정 끝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마라에 머물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우리를 엘림으로 이끄시기 원하십니다. 때로는 힘이 들고 지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말고 계속 걸어갑시다. 주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합시다. 기도의 자리에서, 말씀의 자리에서, 공동체의 사랑 속에서 우리는 회복되고 새 힘을 얻게 됩니다. 광야는 끝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끝에는 풍성한 샘물이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 여정에서 어떤 상황 속에 있든지, 하나님은 함께하시며, 지금도 우리를 위하여 일하고 계십니다. 오늘도 믿음의 발걸음을 내딛으십시오. 하나님께서 반드시 인도하실 것입니다. “광야에서도 하나님은 일하십니다.” 이 고백이 여러분의 입술에서, 삶의 자리에서 날마다 선포되기를 소망합니다. 쓴 물 같은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은 우리를 결코 버리지 않으십니다. 우리 교회와 가정, 그리고 여러분의 삶 가운데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엘림의 샘물이 속히 나타나기를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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