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음의 결단이 흔들릴 때
- 정명훈 2025.6.28 조회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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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아니면 서서히 다가오는 영적인 흔들림을 경험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분명하게 내렸던 결단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확신했던 방향이 불확실하게 느껴지며, 하나님 앞에서 내렸던 믿음의 선택이 무너지는 것 같은 때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건 잠깐의 유혹일 뿐이야"라고 생각했지만, 점점 마음이 무거워지고 결단의 자리가 흔들리는 자신을 보며 두려움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믿음의 결단이 흔들리는 순간, 그것은 나의 신앙이 약해서라기보다 하나님께서 다시금 나를 단단하게 붙드시고자 하시는 때일 수 있습니다. 흔들림은 위기이지만, 동시에 다시 붙잡을 기회입니다.
1. 흔들림의 이유를 직면하라!
우리는 흔들릴 때 본능적으로 외면하거나 도망치려 합니다. 그러나 믿음의 성숙은 문제를 피하는 데 있지 않고, 그것을 직면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왜 나는 지금 흔들리고 있는가? 인간관계의 갈등인가? 삶의 현실적인 고난인가? 기도응답이 지연되는 영적인 지침인가? 이유를 솔직히 직면할 때, 우리는 하나님께 더 정직하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성경 속 위대한 믿음의 사람들도 흔들렸습니다. 엘리야는 죽고 싶을 만큼 낙심했고(열왕기상 19장), 요나는 하나님의 명령에서 도망쳤으며(요나서 1장), 베드로는 주님을 부인했습니다(누가복음 22장). 그러나 그들은 그 흔들림 속에서 다시 하나님을 만나고 회복되었습니다.
2.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라!
흔들릴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말씀 앞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내 생각과 감정을 이기도록 해야 합니다. 흔들리는 감정은 진리가 아니지만, 말씀은 언제나 진리입니다. 히브리서 4장 12절은 말씀을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 예리하여” 우리 속을 찔러 쪼개는 능력이라 말합니다. 말씀이 내 흔들리는 마음을 정리하고, 다시금 결단의 자리에 서도록 이끌어줍니다. 흔들림은 결단의 실패가 아닙니다. 오히려 말씀 앞에 나아가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은 더욱 깊은 믿음의 뿌리를 내리는 기회가 됩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편 119:105). 흔들리는 밤길에도 주의 말씀이 나의 길을 밝혀 줄 것입니다.
3. 믿음의 공동체를 붙들라!
신앙은 개인적인 여정이지만, 결코 혼자의 길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공동체 속에 부르셨고, 연약할 때 서로 붙들도록 하셨습니다. 흔들릴 때일수록 공동체에서 멀어지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합니다. 나를 위해 기도해 줄 동역자, 묵묵히 곁에 있어 줄 교회 가족, 말씀으로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믿음의 형제자매가 필요합니다. 히브리서 10장 25절은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운 것을 보고 더욱 그리하자”고 권면합니다. 흔들리는 결단을 다시 세우는 힘은 공동체의 사랑과 기도 속에서 회복될 수 있습니다.
4. 흔들림을 통해 더 단단해지는 은혜
바람이 불어야 뿌리가 깊어지고, 흔들림이 있어야 중심이 단단해집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결단한 그 순간만이 아니라, 그 결단이 시험받고 흔들릴 때에도 함께 하십니다. 그분은 우리가 다시 일어나기를 기다리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가 흔들릴 때 이미 곁에서 우리를 붙드시는 분이십니다. 바울은 고백합니다. “우리가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박해를 받아도 버린 바 되지 아니하며,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아니하고”(고린도후서 4:8-9). 이 고백은 실패 없는 신앙이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버림받지 않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믿음입니다.
우리의 믿음의 결단이 흔들릴 때, 그것은 믿음이 사라졌다는 증거가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이 우리를 더 깊은 믿음으로 초대하고 계신 사인일 수 있습니다. 흔들림 앞에서 낙심하지 말고, 오히려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십시오. 말씀이 우리를 붙들고, 공동체가 우리를 감싸며, 하나님이 우리를 다시 세우실 것임을 믿으시기를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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